시민의 눈

느재에서 짐을 내려놓다, 어치마을의 슬픈 기억과 숨길 수 없는 아픔

백운산 느재 길 위, 1019 여순사건의 역사를 무겁게 짊어진 마을의 침묵과 반성

백운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산이 시켜서 짐을 졌다.

누군가는 쌀 한 말을, 누군가는 소금 한 자루를, 돌아오겠다는 약속 하나를.

마음을 실어 나른 것과 같다고.

어깨는 증거가 되었다.

변명이 되지 못했다.

마을 사람들이 모였다.

사람을 가리키는 대신 자기 그림자를 먼저 잃고 있었다.

백운산은 기억하지 않는다.

일곱 번 멈춘 바람을 기억한다.

지붕에서 오르지 않고 사람들의 눈동자에서 먼저 피어올랐다.

느재를 오르는 사람들은 잠시 내려놓기도 한다.

그 길을 걸었던 사람들은 내려놓을 수 없는 짐 하나를 평생 등에 지고 살았다.

강유향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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