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지가 한 장의 종이를 넘어 문화가 되고, 기억이 되고, 예술이 되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곡성교육문화회관(관장 박지연) 갤러리 봄뜰은 오는 8월 1일부터 22일까지 한지공예가 하연 김희숙의 다섯 번째 개인전 《종이로 빚은 기억의 숲》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전통 한지공예 가운데 지호공예를 중심으로 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종이를 잘게 찢어 반죽한 뒤 형태를 만들고, 여러 차례 건조와 옻칠을 반복하는 지호기법은 오랜 시간과 섬세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전통 공예기법이다.
작가는 여기에 삼베와 옻칠을 더해 자연이 가진 질감과 시간의 깊이를 현대적인 조형미로 풀어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흙을 깨우다」, 「쉼을 품다」, 「풍요를 일구다」,「결의 미학」, 「결을 품다」 등 자연과 사람, 기억의 순환을 주제로 한 신작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버려질 수 있는 종이가 장인의 손끝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 생활과 예술이 공존하는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이어가는 순환의 가치를 담아냈다.
또 다른 주목할 작품은 「일월오봉도」이다.
조선시대 임금의 어좌 뒤를 장식하던 일월오봉도를 지호공예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해와 달은 음양의 조화와 우주의 질서를, 다섯 봉우리는 국토와 백성을 상징한다.
전통 왕실 회화가 지닌 상징성을 한지와 지호, 옻칠이라는 우리 고유의 재료로 입체적으로 구현하여, 단순한 재현을 넘어 전통문화의 정신을 현대 공예로 계승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갓집」과 「지제 기름병」 등 전통 생활유물을 고증한 작품들은 선조들의 생활문화와 공예기술을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리며, 한지공예가 생활 속 문화유산이자 현대 예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희숙 공예 작가는 이번 전시와 관련해 "한지는 가장 평범한 재료이지만 가장 깊은 시간을 품고 있다”라며, "작품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가 현재의 삶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따뜻한 기억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지연 관장은 “《종이로 빚은 기억의 숲》은 전통문화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되살린 매우 의미 있는 전시”라며, "이번 전시가 학생들과 지역민들에게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공감하게 하고, 문화예술을 한층 더 가까이에서 향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