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눈

네잎클로버만 찾다 밟히는 세잎클로버, 당신의 오늘은 어떤가요

무너진 일상에서 발견한 행운의 진짜 의미와 당연한 하루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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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잎클로버만 찾다 밟히는 세잎클로버, 당신의 오늘은 어떤가요 관련 이미지 © 시민의 눈

유난히 길고 고단한 하루를 마친 저녁이면, 어김없이 어깨와 목덜미가 묵직해져 온다.

며칠 전에는 의자에서 일어나려다 허리춤에서 ‘아차’ 하는 통증이 느껴졌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그 작은 뻐근함은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평범한 행위조차 거대한 장벽으로 만들어버렸다.

세면대 앞에서 허리를 숙이는 일, 양말을 신기 위해 발을 올리는 일, 바닥에 떨어진 펜 한 자루를 줍는 일이 이토록 간절하고 눈물겨운 과제가 될 줄이야.

그제야 비로소 몸이 건네는 나지막한 불평 소리가 들렸다.

그동안 무리한 일정 속에서도 묵묵히 버텨주던 나의 두 발과, 늦은 밤까지 모니터를 바라보던 붉어진 눈시울, 무거운 서류 뭉치를 지탱하던 손목까지.

언제까지나 내 뜻대로 움직여줄 줄 알았던 나의 몸은, 가장 사소한 순간에 멈춰 섬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가만히 웅변하고 있었다.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지루하다 여기거나, 혹은 무언가 대단한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는 조바심에 스스로를 들볶곤 한다.

'오늘 하루 내가 한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고 자문하며 허허로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는 날도 적지 않다.

그러나 타인의 무너진 일상을 목격하거나 내 몸의 작은 균열을 마주할 때, 비로소 깨닫게 된다.

내가 무심코 흘려보낸 오늘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기도해서 얻고 싶었던 ‘내일’이었음을.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일, 맑은 공기를 공짜로 마시며 내 두 발로 대지를 딛고 서는 일은 결코 당연한 권리가 아니다.

그것은 매 순간 소리 없이 찾아오는 기적이다.

수십억 원의 가치를 지닌 몸을 이끌고, 매일 수백만 원어치의 숨을 대가 없이 들이켜면서도 우리는 왜 자꾸만 손에 쥐지 못한 '네잎클로버'의 행운만을 좇아 눈을 두리번거리는 걸까.

지천에 널린 세잎클로버의 '행복'을 밟고 지나가면서 말이다.

생각해 보면 삶은 거대한 사건들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출근길에 마주친 이웃과의 따뜻한 인사, 아이의 사소한 고민을 들어주는 저녁 식탁의 온기, 동료들과 나누는 차 한 잔의 여유…….

이 무수한 점들이 모여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며, 결국 내 삶의 무늬를 이룬다.

그러니 매일 마주하는 소소한 일들을 어찌 허투루 보낼 수 있으랴.

비록 화려한 행운은 아닐지라도,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이 '당연한 하루'에 감사라는 마침표를 찍고 싶다.

거창한 의미를 찾지 못했더라도 괜찮다.

내 두 발로 짱짱하게 걸어 나와 누군가를 향해 웃어줄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오늘 가장 값진 기적을 살아낸 셈이니까.

다시 아침이 오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날 수 있음에 먼저 감사의 기도를 올려야겠다.

그리고 소중한 내 몸과 마주하는 이들에게 다정하게 속삭여주리라.

"오늘도 살아내어 참 고맙습니다.

우리는 이미 모든 것을 가졌습니다."

고광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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